
매주 일요일 아침 7시, 대전봉사체험교실의 청소년 호국봉사단원들은 보훈청 지정 현충시설에 모여 순국선열을 기리고 참배를 한 후 현충시설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다. 참배를 하고 청소를 하는 단원들의 표정은 언제나 정성스럽고 진지하다. 호국, 나라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봉사에 임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 우리가 찾아갈 현충시설은 대전보훈공원이다.
이번 현충시설 안내를 우리가족이 맡게 되어 사전답사를 가보았다. 대전에 살면서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자주 가보았지만 대전보훈공원은 이번에 처음 오게 되었다. 오는 길 내내 도로 양쪽으로 태극기가 걸려있어 마음이 경건해지며 대전보훈공원이 어떤 곳일까 더욱 궁금해졌다.
주차장에서 내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 아주 웅장한 탑이 보였다. 바로 영렬탑이다.
대전보훈공원은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기리고자 하는 대전시민의 소중한 뜻을 모아 중구 선화동에 있던 이 영렬탑을 이 곳 보문산 사정지구로 이전하여 새롭게 조성한 추모공원이라고 한다.
이 곳에는 6.25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전몰군경의 위패봉안소와 영렬탑, 6.25참전 기념물, 월남참전 기념물 등이 있다.
영렬탑을 향해 오르는 계단 양쪽에는 6.25전쟁의 전투장면을 그대로 묘사한 듯한 7개의 동상이 있다. 적에게 총을 겨누는 모습,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 수화기를 들고 신호를 보내는 모습 등 다양한 자세를 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하나같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전쟁을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그 표정을 보고 있으니 전쟁을 겪는 절박한 심정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게 되었다.
계단을 조금 더 오르면 왼쪽으로는 6.25참전 기념비와 참전용사 각인비가 있다. 기념비에는 전쟁에 참여했던 16개의 국기가 박혀있고, 각인비에는 대전시 각 구별로 참전용사 약 7,300여 명의 성명이 새겨져 있다. 우리 봉사단 회원님의 아버지 성함도 새겨져 있다는 말씀을 듣고 6.25전쟁이 정말 멀지 않은 참담한 역사이고 또 이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안한 삶을 누리고 살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다시 돌아 나와 계단 오른쪽으로는 월남참전비와 참전용사 각인비가 있다. 월남참전비는 부러진 칼날의 모양을 하고 있다. 전쟁이 끝났음을, 그리고 평화를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각인비에는 월남전에 파병되었던 참전용사 6천여 명의 이름이 부대별로 새겨져 있다.
이제 보훈공원의 중앙에 하늘을 향해 세워져있는 영렬탑 가까이에 왔다. 멀리서도 커 보였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그 규모가 상당했다. 무려 30m가 넘는다고 한다. 6.25전쟁의 의미를 담아 기단 6m, 주탑 25m의 높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휴식총으로 전쟁의 종식을 상징하고 다섯 자루 총이 한데 모인 모습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무궁화 꽃 모양처럼 보인다고 한다.
영렬탑 뒤쪽으로 6.25참전 전몰군경 위패봉안소가 있다. 총 1,739위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방학 의료봉사 때 만났던 6.25전몰군경 미망인회 할머니들이 생각났다. 할머니들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마음을 다해 각인비를 닦아내고 환경정리에 힘썼다.
위패봉안소를 지나 내려오는 길에 기억의 벽이 있다. 국군의 전투장면과 피난행렬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수많은 피난민의 모습에 놀랐고 어린 아이가 동생을 업고 피난길을 떠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멀지만은 않은 이야기 전쟁, 당장 바로 우리나라 주변에서도 아직 진행 중인 전쟁... 뉴스로 접하는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우리 선조들이 겪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고 절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순국선열의 희생에 감사드리며 그 뜻을 이어받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고, 이분들이 목숨 바쳐 바라고 바랬던 ‘평화’를 이루는 것이 그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고장 대전의 현충시설을 모두가 알고 소중히 여기는 그날까지 대전봉사체험교실 청소년호국봉사단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