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봉사 후기
용인외대부고 3학년 이승빈 학생. (사진제공=대전봉사체험교실)
최근 나의 고향에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 봉사에 참여했다. 이번 봉사는 단순한 의례 참여를 넘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기리고 그분들의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현충원에 발을 들이자마자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정연하게 이어진 묘역과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는, 평소 일상 속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숙연한 감정을 제 마음속에 불러일으켰다. 이곳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역사가 깃든 장소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참배를 시작하기 전, 호국보훈기념사업회 회장께서 직접 맞이해 주셨다. 회장님은 국립현충원이 단순한 국가유공자의 안식처가 아니라, 국민이 나라 사랑과 애국심을 되새기고 후세에 전해야 할 역사의 상징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참배와 헌화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그분들의 희생과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하나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이 말씀을 들으며 참배를 단순한 의무로 여겼던 생각을 반성하게 됐다.
본격적인 참배가 시작된 후에는 안내에 따라 차례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이자 이곳에 잠들어 계신 분들의 숭고한 삶과 그들이 지켜낸 자유가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 전쟁의 참혹함과 그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려 했던 의지, 그리고 그 대가로 잃어버린 청춘과 생명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짧지만 깊이 있는 침묵의 시간 동안 감사와 존경, 그리고 다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헌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준비된 국화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았다. 하얀 꽃잎이 바람에 살짝 흔들릴 때마다 마치 그분들의 숨결이 손끝에 닿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묘역으로 가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이 꽃 한 송이에 담긴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되뇌어졌다. 꽃을 내려놓는 순간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며 앞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항상 우리나라를 위해 힘써주신 애국지사분들을 평생 잊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곳에 안장된 분들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장군일 수도 있고 기록에 남지 않은 무명용사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며 그들의 희생은 결코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 젊은 세대가 이러한 정신을 기억하고 삶 속에서 실천하며 결코 그분들의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의 봉사는 단순히 몇 분간의 의례를 진행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참배와 헌화를 하며 ‘기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기억이 행동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우리가 매일같이 누리는 평화와 자유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값진 결과다. 앞으로도 이 정신을 잊지 않고 작은 실천으로라도 나라 사랑의 마음을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국립현충원에서의 참배 봉사는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역사와 희생의 의미를 직접 느끼게 했고 삶의 방향에도 영향을 줬다. 앞으로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잊지 않으며 살아갈 것이다. 오늘 올린 한 송이의 꽃과 묵념의 시간이 이곳에 잠들어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출처 : 충남일보(http://www.chungnamilbo.co.kr)